인문교류포럼의 의미와 미션

 

<한러인문교류포럼>의 시작은 지난 2014년 한러수교 25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간 한국과 러시아는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왔고 양국 관계나 고위급 외교, 국가간 교류는 물론, 재계나 학계, 러시아 고려인 사회 등을 중심으로 개별적 소통 채널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서로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반한 상호 신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는 여전히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으며 정례화 된 소통의 채널 또한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공공외교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국의 러시아학자들과 러시아의 한국학자들이 제안하게 되었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통해 <한러인문교류포럼>을 출법하게 되었습니다.

  • 한-러 인문교류 포럼의 특수성이란?

처음 학자들에 의해 시작되긴 했지만, 우리 포럼은 학문적 교류의 장에 머무르지 않으며 양국 문화 예술의 각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실무자들이 만나 정보를 나누고 대화하며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길 지향합니다. 한국의 러시아학자들과 러시아 한국학자들은 발표자로 나서기도 하지만, 주제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적합한 발표자를 찾아내어 섭외하는 등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포럼은 1년에 한 번 열리며, 기획자들은 해마다 양국의 인문교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의미 있는 분야를 선정하여 문화예술 분야 실무자들 간의 의미 있는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지난 포럼의 주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회의 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2014년 9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첫 포럼에는 한국과 러시아의 문학평론, 번역, 연극, 영화, 전시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각 분야에서 이루어진 인문교류의 역사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어 2015년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 및 러시아 한류와 관련된 영역의 실무자들이 참석하였고, 2016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개최된 제 3차 포럼에는 현대미술과 러시아 TV 전문가들이 함께 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서로를 배우다'라는 기치 아래 양국이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처음으로 모스크바가 아닌 서울에서 개최된 2017년 제 4차 포럼에서는 양국의 상호이해의 현주소를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필요한 삶 속의 구체적 실천 방안들을 모색하였습니다. 201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제 5차 포럼에서는 콜래보레이션을 주제로 한국과 러시아의 학자 및 예술가들이 함께 자리해 양국이 공통의 과제와 목표를 향해 창조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을 논의하였고, 이어 2019년 제 6차 포럼은 한국영화 100년, 소련 영화 100년을 기념하면서 모스크바 전러시아영화학교와 공동으로 양국의 영화 분야 교류에 대한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020년 제 7회 포럼은 한러수교 30년을 기리며 러시아 한국학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가 되었지만, 이는 오히려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에 이르는 러시아 전역의 한국학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열어주었습니다.

 

  • 포럼의 일부 성과:

이렇게 지난 7년간의 포럼은 한러 양국간 문화교류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게 하였고, 실제로 공동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실현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가령 2016년 포럼에서는 러시아 TV 프로듀서와 방송인이 한러 양국의 지역전문가들과 함께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한국으로 가는 길>을 제작해 2017년 11월 러시아 스포츠 전문 채널 МатчТВ를 통해 방영되기도 하였습니다.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작품을 비롯하여 여러 한국과 러시아 작가들 작품이 서로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되는 데 있어서도 포럼의 공로가 컸습니다.

 

한-러 인문교류포럼은 앞으로도 한국과 러시아간 상호이해 증진을 위한 국제교류의 다리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